2008. 6. 17. 17:07

#1 [2008년 06월 17일]

검은 옷으로 더욱 말라 보이는 패션감각 주제(?)에 이상한(?) 꽃남방을 구박하고,
학위 딸 건 다 따 놓고 '난 전공을 잘못 택했다며' 재학생들을 약올리고,
소통의 중요성에서부터 정치이야기로 샐 뻔 하다가,
유기화학물 표시와 비슷한 글자들이 화이트 보드에 난무하는 걸 보면서
회식 후 남은 피자에 즐거워 한

오늘은 참 몸도 마음도 바쁘고 즐거웠습니다 :)

# 커피디자인, 이가체프, 20g, 칼리타, 1.2인분+물타기 이번 커피디자인 이가체프는 맛과 향이 좀 약한 듯 합니다. 이가체프의 향긋함보다는 나무 씹은 떫은 맛이 더 강하달까요. 샵에서 마실 때에는 '꿍꿍함이 강하면서 향긋함이 숨는 것' 같았는데. 직접 드립을 하니 더욱 그러한 듯;;
# 빈스톡, 케냐, 15g, 고노, 1인분 85도 정도의 물로 5번 드립. 5회 드립을 5+5, 7, 7, 6, 6회 회전 정도로 했던 듯 하네요. 정확한 수치는 기억나지 않지만, 요즘 고노 드립은 기본적으로 저런 골격으로 하고 있습니다.
가져온 지 날짜가 좀 지나가고 있어 이제 부푸는 정도가 줄어들고 있지만, 빈스톡 커피를 고노로 내리는 매력은 쉽게 부정하기 힘들군요. 마시는 분들은 어떨런지 몰라도;;
쓴 맛이 처음에 강하지만 따라오는 우유+두유 같은 느낌과 커피기름으로 인한 잘 구운 돼지고기 씹는 듯한 구수함 같은 게 남는달까요. 아직은 뒷맛이 깔끔하게 떨어지지 못 하고 칙칙하게 뒷꼬리를 잡는 게 문제지만, 예전의 한약들에 비하면 좀 나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.
# 빈스톡, 과테말라, 15g, 고노, 1인분 진하게 볶은 과테말라에서 제가 원하는 건 다크초콜렛의 풍부한 맛입니다. 이번에 빈스톡에서 사 온 콩 중에서는 과테말라로 다크초콜렛 맛 내는 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성공한 것 같습니다. 오늘은 맛을 잡지 못 했지만요;;
15g으로 드립하는 것도 좀 진하다는 느낌도 있네요. 10g으로 하는 걸 해 볼까, 15g으로 하고 물을 탈까 고민 중이긴 합니다. 하지만 낮에는 좀 진한 커피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혼자 하면서 주욱 그냥 내리고 있습니다;; 물은 많으니 직접 가감해 주세요;;;

정해진 기준이란 게 확실치 않아 드립을 할 때마다 고민을 합니다. 하지만 물이 떨어지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것과 분리되어 하나에 집중할 수 있어 좋네요.

하나를 잘 하면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. 오래오래 즐기다 보면 세상을 꽤뚫는 진리의 그림자 정도는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: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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